2019년 10월 19 일 토요일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가 있습니다. 바로 ‘줍줍’인데요. ‘줍줍’이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은어로, 줍고 줍는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동산 시장에서 뭘 줍겠다는 걸까요? 당연히 ‘집’입니다.

줍줍의 등장 배경은 무순위 청약이라는 제도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무순위 청약은 청약에 응모한 사람이 당첨을 포기하거나 부적격자로 분류되어 당첨 취소가 되는 등 계약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잔여 가구에 대한 추가 계약자를 모집하는 제도입니다.
계약을 못 하게 된 미분양 물량은 일정 조건만 갖추고 있으면 별도의 청약 없이 바로 계약이 가능한데요. 이렇게 미분양 주택을 바로 주워간다고 해서 ‘줍줍’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서민들에겐 하늘이 내려준 내 집 마련의 기회로 통하는 청약,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그토록 간절하게 바라던 청약에 당첨되고도 왜 계약을 못 하는 걸까요?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세대주만 1순위 청약이 가능한 지역에서 본인이 세대주라고 착각을 하거나 세대주 요건을 모르고 신청했다가 부적격 처리가 되는 경우가 있고 또,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 소득 기준을 초과한 경우, 소유 주택 수를 착각한 경우, 세대원이 중복 당첨된 경우 등의 이유로 당첨이 취소되기 때문인데요.

청약 제도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당첨 부적격자 판정을 받고 취소되는 경우 외에도 중도금 대출 규제 및 높은 분양가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눈물을 머금고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줍줍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뭘까요?
우선 줍줍(무순위 청약)은 세대주가 아니어도 만 19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가능하기 때문에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무순위 청약 제도는 무주택자에게 청약의 우선권을 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과정에서 실 수요자들이 집을 얻는 기회가 대폭 감소하게 되는데요.

이에 정부는 무순위 청약을 이용한 현금부자들의 부동산 진입을 막고 시장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서울, 과천, 분당, 광명, 하남, 대구수성,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에 대해 예비 당첨자 비율을 기존의 5배 수준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했는데요.
이렇게 되면 청약 자격을 갖춘 실수요자에게 더 많은 입주 기회가 돌아가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줍줍의 우려는 그리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정부가 중도금 대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예비 당첨자 비율이 늘어나 운 좋게 1,2순위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하면 결국 계약을 파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무주택자가 대출을 끼지 않고는 섣불리 주택 매매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비당첨자 비율을 확대하는 것만으로 시장 질서를 확립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오늘도 내 집을 찾아 헤매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확실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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